'이성희 연임 농협법 개정안' 논란 거센데 농협중앙회는 뭉개기 일관?

본지에 "공식 입장 없다" 답변… 노조 강경 투쟁 예고 등 다툼 지속

박종국 승인 2023.09.11 14:23 | 최종 수정 2023.09.11 14:34 의견 0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출처=연합뉴스

[뉴스임팩트=박종국기자] 내년 초 임기가 끝나는 이성희 24대 농협중앙회장의 연임을 가능케 할 농업협동조합법(농협법) 개정안을 둘러싼 논란이 거센데도 농협중앙회는 뭉개기로 일관하고 있다.

농협법 개정안은 현행 단임제로 규정된 농협중앙회장 연임 한 차례 허용, 지역 농협 비상임조합장 임기 제한 등을 담고 있다. 최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전체 회의에서 논의가 이뤄졌지만 야당 의원들의 반대로 통과되지 못한 채 계류됐다.

11일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본지에 "농협법 개정안은 의원 입법 사안이어서 공식적으로 밝힐 입장이 없다"고 전했다.

본지는 지난주부터 여러 차례 농협중앙회 측에 △이성희 회장 측 인사들이 농협법 개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법사위원들을 접촉하는 것에 대한 입장 △농협법 개정안을 가결하되 이성희 회장 연임을 허용하지 말자는 법사위 소속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제안에 대한 입장 △반(反) 이성희 회장 측의 농협법 개정안 반대에 대한 입장 △이성희 회장 본인이 연임을 원한 게 아니라는 발언에 대한 입장을 질의했다.

연락이 닿지 않던 농협중앙회 측은 '우리 소관이 아니다'는 짧은 답변만 내놨다. 직접 대응보다는 무시 전략을 택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농협중앙회 의사와 관계 없이 농협법 개정안 관련 다툼은 이어지고 있다. 야당 의원들뿐 아니라 노조에서도 이성희 회장 연임에 거부감을 나타낸 상황이다.

지난 5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NH농협지부 위원장에 뽑힌 우진하 당선자는 농협법 개정안을 가리켜 '셀프 연임 허용 법안'이라며 '이성희 회장이 결자해지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특히 우진하 당선자는 '이성희 회장이 셀프 연임 허용 법안 폐기를 국회에 요청하지 않을 경우 불명예스러운 퇴임만이 기다릴 뿐'이라며 강경 투쟁을 예고한 상태다.

농협중앙회 내홍 격화도 우려된다. 농협중앙회장을 선출하는 조합장들이 이성희 회장 측과 반 이성희 회장 측으로 팽팽하게 나뉘어 있어서다. 이성희 회장은 최원병 전 농협중앙회장(21·22대) 측과 가깝다. 반면 김병원 전 농협중앙회장(23대) 측과는 경쟁 관계다.

2016년 23대 농협중앙회장에 도전한 이성희 회장은 1차 투표에서 이기고도 결선 투표 결과 김병원 전 회장에게 패했다. 이성희 회장 당선을 막고자 김병원 전 회장과 최덕규 전 경남 합천가야농협 조합장이 연대했다는 얘기도 나왔다.

4년 후 24대 농협중앙회장 선거 땐 이성희 회장이 김병원 전 회장 측 지원을 받은 유남영 전북 정읍농협 조합장을 물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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