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개월째 러시아-우크라전 전망 긴급점검⑤] 국제곡물가격 꿈틀 끝나지않는 악몽

박종국 승인 2023.05.18 10:04 의견 0
우크라이나 농가의 밀수확 모습@연합뉴스


2022년 2월24일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공으로 시작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15개월을 넘어서면서 과연 전쟁이 언제 끝날지, 어떤 형태로 마무리될지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초반의 예상과 달리 소모전 양상으로 흐르고 있는 상황에서 두 나라가 마냥 전쟁을 계속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가능한 시나리오는 협상을 통해 휴전을 선언하는 방안, 아예 전쟁을 중단하는 종전 선언, 그리고 국지전이 아니라 아예 전선을 대대적으로 확대하는 전면전 방안을 생각할 수 있다. 각각의 시나리오가 얼마나 현실성이 있는지, 선택에 따른 국가별 유·불리를 시리즈로 짚어본다. <편집자주>

[뉴스임팩트=박종국기자] 작년 2월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격 침공했을 때 전쟁의 영향은 국제곡물가격과 원유 및 천연가스 등 에너지 가격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결과적으로 세계곡창지대인 우크라이나가 전쟁에 휘말리면서 밀 등 국제곡물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고, 원유와 천연가스 가격도 순식간에 폭등하기 시작했다.

전쟁이 15개월째로 접어들면서 국제곡물가격과 원유 및 천연가스 가격은 전쟁초기와 비교하면 많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최근 우려할만한 현상이 다시 발생하고 있어 국제원자재 시장 이해당사자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우려의 신호는 곡물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다. 러시아가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을 사실상 중단시키면서 국제곡물가격이 요동칠 조짐을 보이고 있다.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정부는 지난 8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러시아가 들어오는 선박 등록과 검사를 거절함에 따라 사실상 곡물계획(Grain Initiative)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전쟁초기 항구봉쇄를 통해 곡물수출 비중이 높은 우크라이나의 곡물수출을 전면 차단했다. 이로 인해 전세계 곡물시장은 크게 요동쳤고 관련 곡물가격이 폭등했다. 그도 그럴 것이 우크라이나는 해바라기유, 옥수수, 밀, 보리 등 주요 기초 곡물의 세계 최대 공급 국가 중 하나로, 미국 농무부 산하 해외농무청(FAS)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의 해바라기유는 2021~2022년 기준 전 세계 수출 비중에서 절반 가까운 46%나 차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또 보리(17%), 옥수수(12%), 밀(9%) 등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스탄불 보스포루스 해협 통과 기다리는 곡물수출선들@연합뉴


국제곡물가격이 급등하자 유엔과 튀르키에가 중재에 나섰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작년 7월 22일 흑해에서 곡물 수출선의 안전을 보장하는 내용의 흑해 곡물 협정을 맺었다. 이후 곡물수출이 재개되면서 국제곡물시장은 안정세를 되찾았지만 최근 러시아가 항구를 전격적으로 다시 봉쇄하면서 우크라이나의 곡물수출 길은 막히게 되었다. 우크라이나는 “기존 합의 조항을 무시하는 것”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문제는 흑해 곡물수출에 투입되는 신규 화물선 승인 여부를 놓고 양측이 첨예하게 다투고 있다는 점이다. 러시아는 지난달 유엔에 보낸 서한을 통해 이번 달 18일까지 수송을 마칠 수 있다고 보장하지 못하는 선박은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오는 18일은 러시아가 주장하는 흑해 곡물 수출 협상 만료 일이다.

러시아가 흑해 항구 봉쇄를 풀지 않는다면 18일 이후 곡물수출은 사실상 중단될 전망이다. 현재 튀르키에 영해에 대기중인 곡물수출 선박은 총 90척에 달하는데, 이들 선박의 발이 묶이게 되면 국제곡물가격은 언제든지 폭등할 수 있는 불안요소를 안고 있는 것이다.

저작권자 ⓒ 뉴스임팩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