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 국가 공휴일 1/3이 여성관련 공휴일이다

한성규 승인 2023.03.14 14:03 | 최종 수정 2023.04.10 09:46 의견 0
라오스 여성이 여성의날맞아 음식을 하고 있다.=한성규 라오스통신원


[뉴스임팩트=한성규 라오스 통신원] 국제 여성의 날인 3월8일은 한국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많지만 라오스에서 국가 지정 공휴일이다.

필자가 근무하는 라오스 대학에서도 여성의 날 행사가 있어서 참석했다. 언제나처럼 배구경기가 있었고 커다란 엠프가 등장해 노래판이 벌어졌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맥주판이 벌어졌다.

좀 불편했던 진실은 여성의 날 행사에서도 여성들이 모든 준비를 하고 모든 일을 한다는 사실이다. 필자는 외국인 교원으로 지위가 높은 교수님들이 앉은 테이블에 있었다. 젊은 여성 교수님들이 음식을 준비한 것은 물론 왔다 갔다 하면서 물이며 부족한 음식을 날랐다. 나이가 있는 남성 교수님들은 가만히 앉아서 술과 음식을 즐겼다.

다른 행사에서는 좀 더 불편한 장면도 발생한다. 학교에 손님이 오거나 큰 행사가 있으면 여학생들 중에 예쁘장한 학생들을 골라서 술시중 아닌 술시중을 든다. 술시중이 우리가 아는 나쁜 술시중은 아니지만 이 사실을 처음 접하는 유럽권 여성들은 기겁을 한다.

라오스는 국가 지정 공휴일 6번 가운데 여성과 관련된 휴일이 2번이나 된다. 라오스는 여성 인권 신장을 위해 '여성의 날'인 3월8일과과 '여성동맹창립일'인 7월20일을 공휴일로 지정했다. 또 라오스는 법적으로 출산휴가 105일을 보장하고 출산 후 1년까지 하루 1시간 휴식 또는 육아시간을 요청할 수 있다. 하지만 여성의 인권 현실은 열악하다.

라오스 정부는 최빈개발도상국(LDC) 지위 탈피를 위해 여성 인력자원 개발의 역할이 중요함을 인식하고 있다. 이 라오스 여성자원 개발의 중심에 한국이 있다.

여성가족부는 2016년부터 라오스 정부와 여성 관련 국제개발협력(ODA) 사업으로 ‘라오스 여성직업능력개발 지원’ 사업을 진행했다. 한국의 여성 직업능력개발 정책 등 다양한 여성 정책을 공유해, 빈곤 등 이유로 교육이나 직업 훈련 기회를 얻지 못한 라오스 여성들이 취‧창업을 할 수 있게 돕는 사업이다.

장관급인 인라반 께오분판 라오스 여성연맹 회장도 한국을 방문했다. 라오스 대표단은 2018년 7월 2일부터 6일까지 한국 정부의 초청으로 방한했다. 라오스 여성 대표단은 라오스 여성연맹과 기획투자부(MPI) 공무원, 직업훈련센터 강사 등 총 15명이었다.

라오스 노동사회복지부와 현지 언론에 따르면 라오스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비율은 60%에 육박한다. 한국과 경제 격차가 큰 라오스지만 여성의 사회 참여와 경제활동은 50% 수준인 한국보다 활발한 편이다.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노동시장 참여율의 경우 여성 76.3%, 남성 78.9%로 문제가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여성 고용은 대부분이 농림 어업분야에서 무임금 가족노동종사자다, 실질적으로 여성의 취창업률 및 기술교육훈련의 접근성은 낮다. 이에 한국이 여성의 직업훈련 취창업 연계를 통한 일자리 제공이 여성의 경제적 역량강화를 돕고 있는 것이다.

라오스 정부는 여성발전비전 2030 및 성평등 10개년 국가전략을 수립한 바 있다. 라오스 여성발전비전 2030을 통해 정치 경제 문화 사회 가족 등 모든 분야에 있어서의 여성 차별을 철폐하고 안정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조건들을 수립할 것을 목표로 삼았다.

라오스 서베이에 의하면 10세 이상 인구 중 68%만이 임금을 받고 노동하는 상시 고용 상태에 있다. 특히 여성 고용은 매우 취약한 상태에 있다. 여성 무급가족 종사자 비율이 61%에 달한다. 이에 반해 남성 무급가족 노동 종사자 비율은 26%에 불과하다. 국제노동기구International Labour Organization (ILO)은 라오스 여성 노동자의 자율성과 통제권이 남성보다 매 우 열악하다고 진단한 바 있다.

한국국제협력단 KOICA에서는 라오스 여성인권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 막대한 예산을 들여 라오스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 젠더 역량강화사업를 벌이고 있다.

사업명은 라오스 여성폭력 예방대응체계 및 정책역량 강화사업이다. 수원기관은 라오스 여성연맹(Lao Women’s Union)이다. 라오스 비엔티안 수도 보리캄사이 주에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한국국제협력단은 라오스의 지속가능개발을 위해 여성들의 사회경제적 역량을 강화한다는 목표하에 라오스 여성들의 젠더거버넌스참여역량을 강화, 여성들의 경제적 역량을 강화. 젠더기반폭력 예방 및 대응역량을 강화. 농촌여성의 사회경제적 역량을 강화를 목표로 노력하고 있다.

2022년 11월 2일에는 라오스 여성대표단이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을 방문했다.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은 라오스 여성기관을 대상으로 한국에서 여성인권진흥원의 기능과 역할, 현재 추진 중인 사업을 소개했다.

여성의날 휴일을 맞아 여성근로자들이 체육대회를 하고 있는 모습=한성규 통신원


진흥원으로 찾아온 라오스 여성대표단은 라오스 여성연맹(Lao Women’s Union) 대표단과 라오스 여성폭력예방대응센터(Center for Gender Equality and Elimination of Violence Against Women)의 구성원이었다. 한국국제협력단 KOICA의 <라오스 여성폭력 예방대응체계 및 정책역량 강화사업> 한국 초청연수의 일환이었다.

기관방문에서는 한국의 여성폭력 관련 법률, 정책 및 제도와 함께 현재 진흥원이 추진하고 있는 종사자 양성 및 보수교육, 성희롱 방지 조직문화 진단 및 현장점검,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 등 현장지원사업을 중심으로 열띤 토론과 질의응답이 진행되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가장 최근의 성불평등지수는 대한민국 0.070, 라오스 0.466이다. 성불평등지수는 각 분야에 대해 남녀 간 성취 불평등으로 인한 잠재적 인적개발 손실을 보여주는 지수다. 남성과 여성의 성취가 동등함을 나타내는 0에서부터 측정 대상인 모든 차원에서 특정 성별의 성취가 다른 성별의 최하 수준임을 나타내는 1까지로 나타낸다.

대한민국은 짧은 시간 내에 민주주의와 경제성장을 동시에 이루었을 뿐 아니라 여성권리신장도 이루어냈다. 라오스 젠더문제 해결을 위해 대한민국의 역할이 기대된다.

저작권자 ⓒ 뉴스임팩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