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미국 순항미사일 토마호크 구입 위한 막바지 교섭

사정거리만 1250km 이상으로 도쿄에서 서울, 인천까지 단숨에 타격 가능

이정현 승인 2022.11.17 11:00 의견 0
미군의 알레이 버크급 구축함 체이피가 토마호크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레이시온 홈페이지


[뉴스임팩트/일본=이정현 통신원] 일본이 미국의 대표 순항미사일 토마호크 구입을 위해 정부 간 막바지 교섭절차에 들어갔다고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보도했다. 토마호크 판매에 관해서는 미국 측도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어 일본은 조만간 영국 이외에는 처음으로 토마호크 미사일을 보유한 국가가 될 전망이다.

토마호크 미사일은 미군의 주력 순항미사일로 사정거리만 1250km 이상을 자랑하며 GPS위성을 활용한 정밀타격도 가능하여 일본 도쿄에 정박 중인 자위대 함정에서 발사하더라도 시속 880km로 우리나라 서울과 인천까지 직접적인 함대지 타격이 가능할 만큼 탁월한 성능을 갖추고 있다.

걸프 전쟁이 한창이던 1991년에 처음 실전에 투입된 이후 현재까지도 순항미사일의 대표주자로 불리고 있으며 최근 모델은 대량생산으로 단가를 크게 낮추면서 한 기당 50만 달러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고 일본 역시 총 운용비용을 한 기당 1~2억 엔 정도로 보고 있다.

특히 일본 정부는 방어목적으로 적의 미사일 발사기지 등을 파괴할 수 있는 ‘반격능력’을 국가안전보장전략에 새로 명기할 방침인데 토마호크 미사일이 그 반격능력을 담당함에 따라 해상자위대의 이지스함에 탑재된 영격미사일용 수직 발사장치를 개수할 계획도 함께 구상하고 있다.

하지만 처음부터 일본이 토마호크 미사일을 구입하려던 것은 아니었다. 당초에는 육상자위대가 운용 중인 12식 지대함 유도탄을 사정거리 1000km 정도의 함대지 미사일로 개량하여 이지스함에 탑재하려 하였지만 양산화를 거친 실전배치가 빨라도 2026년으로 예상되면서 반격능력의 조기 확보를 위해 국외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이를 위해 올해 8월에 취임한 하마다 야스카즈(浜田 靖一) 방위상이 미국의 토마호크 미사일 도입을 결단했고 이후 미국과 본격적인 교섭이 시작됐다. 미국 입장에서도 몇 년 사이에 매우 불편한 존재가 되어버린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추가 견제가 필요했고 마침 두 국가 모두와 사이가 좋지 않은 일본이 토마호크 구입을 타진해오자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사실 일본은 2013년에도 반격능력 보유를 검토하면서 미국에 토마호크 구입을 조용히 타진한 적이 있다. 하지만 당시 미국 대통령이었던 버락 오바마는 중국과 한국 등의 주변국 반발을 우려했고 중국 및 러시아와의 사이가 지금만큼 적대적이지도 않았기 때문에 굳이 기밀정보 유출 우려가 있는 토마호크를 일본에 판매하지 않았다.

하지만 만에 하나의 전쟁 시에 적국을 공격하는 창의 역할은 미군이 담당하고 일본 자위대는 방패의 역할만 수행한다는 기존 관념은 급성장한 중국의 군사력과 지금도 3차 세계대전 가능성을 키우고 있는 러시아로 인해 한계를 맞이했다.

토마호크 미사일을 통해 평화를 지키기 위한 억지력(抑止力)을 키우겠다는 일본의 주장은 여전히 설득력이 부족해 보이지만 현재의 세계정세와 미국의 입장을 고려하면 일본의 토마호크 도입을 막을 구실 역시 마땅치 않은 것이 사실이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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