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테랑의 시각7] 모병제로의 전환, 이제 논의할 때다

- 장교와 부사관 지원률, 매년 감소세 두드러져
- 우수 자원 확보를 통한 인적자원의 안정적인 지원 필요

이장호 승인 2023.04.11 11:48 | 최종 수정 2023.07.21 19:12 의견 0
사진@연합뉴스


[뉴스임팩트=이장호 전 정훈병과 중령1945년 일제 식민지배에서 벗어나 독립을 되찾고 나서 얼마 안 되어 6.25전쟁이라는 민족 간의 큰 전쟁을 겪은 지도 70년이 되어간다.

그 후 우리는 북한의 침략에 대비해 군사력 증강에 박차를 가했다. 자주국방이라는 기치가 국정지표가 될 정도로 안보와 국방은 그야말로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성역으로 자리잡았다.

그런 이유로 군에 대한 얘기는 ‘보안’이라는 말로 감춰지고 은폐되는 등 많은 폐해를 낳아 군에 대한 이미지는 언제나 부정적이었다. 특히, 군 간부들은 부정과 비리의 주범이고 병사들은 그 피해를 온전히 감내하고 견디다 전역하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일 정도로 군대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사실과 관계없이 늘 부정적인 것이 대부분이었다.

선진국 대열에 들어선 우리지만, 아직도 군에 대해서는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 대부분의 인식이다. 병사들의 생활관이 현대식으로 바뀌고, 휴대전화도 마음껏 쓸 수 있는 등 병사 눈높이와 요구에 부응하는 정책을 펴도 아직도 군 간부들에 대한 인식은 여전한 분위기다,

이를 반증하듯, 최근 간부 지원율이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국방부 자료를 보면 최근 5년간 학군장교 지원율이 26%나 줄어들었으며, 학사 장교 36%, 부사관은 26% 줄어들었다고 한다. 심지어 3사관학교 올해 입학 정원인 550명에 444명이 입교해 106명이 미달했다.

이렇게 군 간부 지원율이 감소한데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무엇보다 처우가 가장 큰 이유 라는 것이 중론이다. 전에는 직업적인 인식으로 기피했다면, 최근에는 직업으로서의 실질적인 대우가 부족한 것이 주된 이유다.

2025년이면 18개월 근무하는 병사 월급이 200만원에 도달한다. 올해 병장 월급이 100만원이다. 반면 소위나 하사의 실 수령액이 200만원이 안 되어 업무 강도를 비교하면 병사가 더 낫다는 말이 있어 초급 간부들의 사기를 많이 떨어뜨리고 있다.

이런 현상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전제하에 현재의 의무병제를 모병제로의 전환을 심각하게 고려해 추진해야 한다. 그동안에도 여러 차례 모병제 도입을 검토하고 연구했지만,

언제나 결론은 북한의 위협이 걸림돌이었다. 북한의 100만이 넘는 병력을 유지하다보니 아무리 첨단 장비와 시스템을 가졌다고 해도 결국은 인적 자원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강하게 작용했다.

200년대 들어 출산율 저하와 군 구조 개편 등으로 우리의 병력도 과거 60만에서 50만으로 줄어들었고, 최종 30만대를 유지할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

그 당시는 병사들의 월급과 처우가 지금과 다른 전제하에 세원 계획이었다. 간부들의 지원율이 감소해가고 있고, 병력 자원이 줄어들면, 이제는 ‘제로 베이스’에서 다시 검토해야 한다.

병사 월급과 초급 간부 월급이 같다면, 병사 대신 간부를 쓰는 게 더 효율적이다. 18개월이면 어느 정도 숙달될 즈음 번역을 하게 되어 다시 신병이 그 자리를 대체하다보니 전력 공백도 크다.

장병들이 K105A1 차륜형 자주포 사격을 진행하고 있다@연합뉴스


숙련된 간부들이 장기간 보직되어 임무를 수행하면 당연히 수준이 높아진다. 50만의 병력을 유지하는 비용을 적은 수의 직업 군인이나 군무원 운영에 사용한다면 현실적인 해결책이 가능하다. 오히려 더 효율적인 예산 집행이 가능할 수도 있다.

북한의 군사력이 걸림돌이 되는 문제도 우리가 추진하는 국방개혁과 한미동맹으로 얻은 전력을 함께 활용하면 해결 가능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국방 산업 발전과 동맹의 힘이 우리 안보에 큰 역할을 할 것이다.

단기간에 많은 수의 간부를 선발하고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점차적으로 모병제로의 전환을 염두하고 인적 구성과 군 구조 개편을 추진한다면 좋은 해결책이 나올 것이다. 무엇보다 모병제의 핵심인 우수한 자원의 확보를 위해서는 군에 근무하는 현역 간부와 군무원에 대한 실질적인 대우와 지원이 마련되어야 한다.

현재와 같이 군 간부의 지원율이 감소하고, 우수 자원 확보에 애를 먹는다면 머지않아 군에 대한 걱정은 더 커질 것이다. 당연하게 다가올 미래를 위해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 사회적인 합의가 필요한 만큼 군과 사회가 함께 국가 안보 문제에 함께 나서 좋은 방안을 도출하는데 노력해야 한다.

더 이상 국가 안보를 책임지고 있는 군에 대해 국민들이 고민하거나 걱정하지 않았으면 한다. 오늘도 묵묵하게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군인들에게 응원을 보낸다.

[글쓴이 이장호 중령]

1990년 육군사관학교 46기로 졸업해 정훈장교로 30여 년간 복무했다. 고려대학교 언론홍보대학원 신문방송학과 단국대학교 교육대학원 영어교육학 석사 학위를 받음. 앙골라UN평화유지군 파병 등 3회의 해외 파병과 미국 공보학교 졸업, 20여 회의 외국 업무 경험 등 군 생활을 통해 다양하고 풍부한 경험을 쌓아 군 업무에 활용해 나름 병과 발전에 기여했다고 자부하며 전역 후 군에 대해 감사한 마음으로 애정과 지지를 보내고 있다. 현재는 기자, 요양보호사 등의 일을 하며 우리 사회의 생활상에 대해 색다른 경험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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