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K-방산 ‘빅4’ 중 나홀로 매출 역성장...신규 수주 부진에 주가 상승률도 저조
매출액 9.9%↓ 영업이익 16.7%↑ …폴란드 FA-50 인도 지연설에 계약 취소 우려도 나와
이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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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06 14:20 | 최종 수정 2024.11.06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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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임팩트=이나현기자]국내 방산업체 매출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유일의 전투기 제조회사 KAI(한국항공우주산업)만이 역성장세를 보였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KAI, 현대로템, LIG넥스원 등 K-방산 빅4 중 KAI만 나홀로 매출이 역성장했다. KAI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763억원, 67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6.7%, 28.3% 성장했지만, 매출액은 9072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9.9%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새롭게 매출이 인식되는 프로젝트가 부재한 상황에서 TA-50 2차 양산 사업을 비롯한 일부 프로젝트가 종료되면서 매출 인식 규모가 축소된 것으로 분석된다.
같은 기간 국내 최대 방산업체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매출・영업이익은 각각 2조6312억원, 영업이익 4772억원으로 전년 대비 61.9%, 457.5% 늘어났다. 또 현대로템 매출・영업이익은 1조935억원, 1375억원으로 18.0%, 233.7% 증가, LIG넥스원의 매출・영업이익은 7283억원, 628억원으로 35.9%, 52.8% 높아졌다.
주가 상승률 면에서도 KAI는 동종업계 업체들과 비교해 뒤처지는 모습을 보였다. KAI의 주가는 전일 종가 기준 5만8900원으로 연초 대비 약 14.8% 올랐다. 같은 기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79.1%, 현대로템은 128.0% , LIG넥스원은 90.2% 상승했다.
KAI의 수주 잔고가 22조4000억원 수준으로 탄탄하긴 하지만, 올해 들어 완제기 신규 수주가 없는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 게다가 KAI가 올해 초 폴란드에 인도한 FA-50GF 12대 중 일부가 일시적으로 가동 불능 상태에 놓이면서 신뢰도가 손상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당시 부속품 통관 지연으로 인해 수리가 지연되자, 폴란드 정부는 내년부터 시작해 2028년까지 마무리돼야 할 FA-50PL 인도가 9개월 지연될 것으로고 추정했다. 이에 폴란드가 잔여 물량 36대 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폴란드 군사전문지 디펜스24 등 외신에 따르면 KAI는 지난달 경남 사천 공장에 폴란드 매체 10여곳을 초청해 투어 행사를 열었다. 강구영 KAI 대표이사가 직접 참여해 FA-50이 생산되고 있는 공장 시설을 안내하며, 폴란드에 납품한 FA-50의 가동률이 90% 이상이라고 강조했다. 차재병 KAI 고정익개발그룹장은 내년 11월 FA-50PL 인도를 시작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국가 보안 시설인 방산 공장을 해외 언론에 공개하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 이에 FA-50 사업 지연에 대한 폴란드의 우려를 불식시키고자 하는 KAI의 절박함이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왔다.
KAI가 연내 체결 가능한 계약으로는 △6000억원 규모의 UAE 수리온 수출건 △1조1000억원 규모의 이라크 수리온 수출건 △1조1000억원 규모의 필리핀 FA-50 수출건 등이 거론되고 있다. 1조 1000억 원 규모의 우주베키스탄 FA-50 수출건은 미국 정부 수출 승인(EL)이 지연되고 있어 내년 1분기 이후에나 체결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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