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래미안보다 디에이치가 한남4구역에 필요한 이유
일부 소유주 "한남3구역 조율·보광로 침수 대비 위해 현대건설이 공사 맡아야"
이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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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14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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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임팩트=이상우기자] 삼성물산 건설 부문(이하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한남4구역 재개발 사업을 두고 정면충돌한 가운데 현장에선 현대건설 선호도가 더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한남4구역은 서울 용산구 보광동 360번지 일대다. 면적은 16만258㎡다. 재개발이 완료되면 지하 7층 지상 22층, 2331가구 규모 단지가 들어선다. 예정 공사비는 1조5723억원이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지난 7일 한남4구역 조합에 입찰 참가 확약서를 제출했다. 본입찰은 내달 18일 마감된다. 시공사 선정 총회가 내년 1월 18일 치러진다.
뉴스임팩트는 지난 12일 한남4구역을 찾았다. 재개발 사업지답게 낡은 주택이 들어차 있었다. 걸을 때 오가는 차를 계속 신경 써야 할 만큼 도로 정비 상태도 나빴다. 언덕이 많아 높낮이 차이까지 심했다.
그래도 서울 중심 입지를 자랑하는 한남4구역답게 재개발 기대감이 높았다.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한남4구역 새 단지 전용 84㎡를 받을 수 있는 지분을 확보하려면 20억원 이상은 투자해야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아직 수주전 초반이지만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중 우세를 점한 회사는 어디일까. 현장에서 만난 소유주들은 한쪽 손을 들어주기보다 "래미안(삼성물산 브랜드)이든 디에이치(현대건설 브랜드)든 다 좋다. 최고급 단지를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했다. 두 명문 건설사의 맞대결 자체가 의미 있다는 말이다.
다만 몇몇 소유주는 "현대건설이 한남4구역 공사를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한남3구역, 4구역을 가르는 2차선 도로인 보광로 때문이다.
한남3구역 재개발 사업은 용산구 한남동 686번지 38만6395.5㎡ 부지에 5816가구 규모 단지를 짓는 프로젝트다. 예정 공사비는 1조8880억원이다. 2020년 6월 현대건설이 시공권을 따냈다. 지난해 10월 주민 이주가 개시됐다. 2026년 착공이 이뤄질 계획이다.
소유주 A 씨는 "삼성물산이 한남4구역 공사를 시작했는데 보광로 건너편 3구역 쪽에서 분진, 소음 피해를 주장할 수 있다. 좁은 보광로를 넓히기도 힘들고 우회 도로를 만들면 공사비 부담이 커진다"며 "현대건설이 한남3구역, 4구역 공사를 같이 하면서 양쪽 소유주 입장을 조율하는 편이 나을 듯하다"고 했다.
다른 소유주 B 씨는 "보광로 저지대는 상습 침수 지역이어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며 "한남3구역, 4구역 공사를 한 회사가 책임져야 원활한 대비가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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