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END 스토리] ‘총의 나라’ 미국, 인구 1명당 총 1.2자루 소유①

최진우 승인 2024.09.08 01:00 의견 0
미국 총기 판매점에 전시된 각종 총기류@연합뉴스


[뉴스임팩트=최진우 전문기자] 미국은 총의 나라다. 세계에서 해마다 팔리고 있는 총기 중 절반이 미국에서 판매될 정도다. 그래서인지 각종 대형 총기사고도 전세계에서 압도적으로 많다. 21세기 최악의 총기참극은 거의 모두 미국과 관련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인들은 왜 이렇게 총을 좋아할까. 그 유래를 파고들어가면 흥미로운 사실들을 발견할 수 있다. <편집자주>

◇미국인구 1명당 총 1.2자루 소유=미국 주류·담배·화기 및 폭발물 단속국(ATF)에 따르면 미국에는 경찰과 민간인들이 소유하고 있는 총기류가 3억9800만정에 달한다. 군대가 보유중인 총기류를 제외하면 전세계에서 압도적으로 1위다.

2024년 현재 미국인구가 3억3400만명이니까, 인구 1명당 약 1.2자루의 총기류를 소유하고 있다는 얘기다. 총기관련 통계가 2018년 기준임을 고려하면, 지금은 총기류 숫자가 4억5000만정 정도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총기류 가운데 장 많은 종류는 권총으로 약 1억2500만정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라이플이 1억2000만정, 숏건(산탄총)은 약 9800만정으로 그 뒤를 잇고 있다.

전세계에서 경찰과 민간인이 보유중인 총기류는 약 10억1300만정에 달할 것으로 알려진 점을 고려한다면 미국의 비중이 40%에 가깝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전세계에 널려있는 총기류 10정 가운데 4정은 미국에 있다는 뜻이다.

◇최근들어 더 늘어난 미국 내 총기수요=총기류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를 정도로 많은 미국이지만, 최근들어 그 수요는 멈출줄 모른다. 전세계적으로 연간 판매되는 총기류는 약 800만정인데, 이 중 절반이 넘는 450만정이 미국에서 팔리고 있을 정도로 미국인의 총기사랑은 유별나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이렇게 총기류가 많음에도 총을 소유하고 있지 않은 미국인이 전체인구의 절반가량이라는 점이다. 이같은 사실은 갤럽조사에서 알 수 있는데, 2022년 조사에서 집에 총을 보유하지 않는다는 응답자가 45%에 달한다. 총을 갖고 있지 않은 인구를 제외한다면, 총기보유 미국인의 평균 총기소유는 거의 2.3자루에 달한다는 계산이다.

총을 소유하는 인구비율이 감소하고 있음에도 전체 총기판매량은 늘어나고 있다.
1990년대 조사에서는 총기보유가구의 비율이 51%였는데, 이 수치는 최근들어 45%로 줄었다. 총기를 선호하는 중년백인들의 인구비율이 줄어들면서 총기보유 가구도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집에 총기류를 2자루 이상 보유중인 사람들이 늘면서 오히려 총기류는 과거보다 더 많이 팔리고 있다. 실제 ATF에 따르면 총기보유가구중 약 20%가 다중총기 보유자로 나오는데, 이들이 갖고 있는 무기는 전체 총기류의 65%에 달하고 있다. 특히 살상능력이 뛰어난 기관단총, 군용소총, 반자동소총 등이 대거 포함돼 있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준다.

◇살인사건 10건 중 7건은 총기관련=총이 많아서 그런지,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살인사건의 대부분은 총기와 관련이 있다. 공식적으로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총기사망사건은 해마다 늘어 2015년에는 전체 살인사건 16000건 중 11000건이 총기관련 살인사건으로 집계됐다. 인구 10만명당 3.6명이 총기로 인해 목숨을 잃고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미국이 전세계에서 최악의 총기관련 살인사건 1위국가는 아니다. 중앙아메리카에 있는 온두라스는 10만명당 68.4명이 총기로 목숨을 잃고 있으며 멕시코, 콜롬비아, 필리핀, 남아프리카공화국 역시 미국보다 총기관련 사망사고 비율이 훨씬 높다.

하지만 치안이 불안한 이들 국가들을 미국과 비교할 수 없다. 미국은 정치, 경제적으로 전세계 톱에 해당하는 선진국인데, 다른 선진국과 비교하면 미국의 총기관련 살인사건은 비정상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미국은 이탈리아보다 4배 높고, 캐나다 보다는 6배 높다. 또 영국이나 프랑스와 비교하면 무려 30배나 높은 수준이다.

인구 100명당 120정의 총기를 갖고 있는 미국보다 더 높은 총기보유 국가는 없지만 비슷한 국가는 있다. 예멘이 100명당 90정, 핀란드가 100명당 69정, 스위스가 100명당 61정의 총기류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국가의 총기관련 사망사고는 10만명당 0.26명(핀란드)과 0.52명(스위스)으로 미국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낮다. 이들 국가는 미국과 달리 총기에 대한 규제가 엄격하고, 또 총기의 주된 사용처가 호신용으로 쓰는 미국과 달리 사냥에 집중되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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