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임팩트=최진우 전문위원] 민주당과 공화당과 별개로 무소속후보로 그동안 미국 대선운동을 벌였던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가 대선 중도포기와 함께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를 선언했다.
트럼프는 “나이스”를 외쳤지만 미국 정치 명문가 케네디 가문의 다른 형제들은 “아버지와 가족이 지켜온 가치를 배반한 결정”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케네디 주니어는 미국 35대 대통령을 지낸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조카이자, 그의 동생인 로버트 케네디 전 상원의원의 아들이다.
케네디 주니어가 트럼프와 손잡은 것은 케네디가문이 전통적으로 민주당 소속으로 정치활동을 해왔다는 점에서 매우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케네디 가문은 민주당 출신으로 대통령에 오른 존 케네디로 유명해진 정치가문이다. 케네디 암살 이후 그의 동생인 로버트 케네디가 역시 민주당 대선후보로 나섰지만, 그 역시 암살 당하는 등 비극이 끊이지 않았다.
케네디 가문이 미국에서 부와 명성을 손에 쥘 수 있었던 배경에는 존 케네디의 부친인 조셉 케네디 때문이다. 아일랜드계 출신의 이민자 가족에서 자란 아버지 조셉은 금융계 거물로서, 대공황 시대에 공매도로 큰 부를 얻었고, 이를 바탕으로 케네디가를 미국에서 손꼽히는 정치 명문가로 키울 수 있었다.
아버지 조셉이 민주당과 인연을 맺은 것은 1차 세계대전 당시 해군차관을 지냈던 프랭클린 루즈벹트를 만나면서부터. 이후 아버지 조셉은 1932년 미국 대통령 선거 당시 루즈벨트의 최대 후원자 중 한명이었으며 선거 이후 공적을 인정받아서 1934년 신설된 SEC(증권거래위원회)의 초대 위원장을 지냈다.
아버지 조셉은 루즈벨트가 재선에 성공하자 미해상위원회의 초대 위원장을 거쳐 영국대사로 임명된다. 영국대사 이후 정계에서 멀어졌지만, 차남 존 케네디의 정계입문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결국 존 케네디가 아일랜드계이자 카톨릭신자로는 처음으로 미국 대통령에 오르는 역사를 만드는데 크게 일조했다.
존 케네디는 프랭클린 루즈벨트와 함께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민주당 출신 대통령으로 꼽히고 있다.이런 정치적 배경을 가진 케네디가문에서 로버트 주니어가 돌연 대선후보직을 사퇴하고 공화당의 트럼프를 지지하고 나서자 형제들은 “배신”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케네디 주니어의 형제·자매인 캐슬린과 코트니, 케리, 크리스, 로리 케네디 등 5명은 공동 성명을 내고 “우리는 (민주당 대선후보인) 카멀라 해리스와 월즈를 믿는다”면서 해리스 부통령 지지를 밝혔다.
그러면서 “트럼프를 지지하기로 한 우리의 형제 보비(케네디 주니어의 별칭)의 결정은 우리 아버지와 가족이 가장 소중히 여겨온 가치를 배반한 일”이라면서 “이는 슬픈 이야기의 슬픈 결말”이라고 비판했다.
케네디 주니어는 당초 지난해 4월 민주당 대선후보로 경선출마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중도에 무소속으로 방향을 바꿔 대선운동을 벌여왔다. 한때 지지율이 10%대로 오르기도 했지만, 최근 지지율이 5%까지 떨어지자 대선포기와 함께 트럼프 지지를 공식 선언했다.
케네디 주니어는 트럼프를 지지하는 대가로 트럼프 당선 시 장관직을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케네디 주니어의 가족들은 당초부터 그의 대선 출마를 반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지율이 많이 떨어졌지만, 여전히 5% 안팎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케네디 주니어가 트럼프의 손을 들어주면서 향후 대선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1% 안팎의 초박빙구도에서 트럼프가 유리해질 것이란 분석이 있는가 하면, 별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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