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카운트다운③] 최대승부처는 TV토론

최진우 승인 2024.08.18 01:00 의견 0
해리스 미 부통령(좌)과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연합뉴스

[뉴스임팩트=최진우 전문위원] 오는 11월5일(이하 현지시간) 치러지는 미국 대선은 ‘말 잘하는’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검사 출신의 저격수’로 통하는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간의 입대결도 관심을 받고 있다.

두 후보간 TV토론은 오는 9월17일 열릴 것으로 보인다. 보수성향의 폭스뉴스는 최근 해리스와 트럼프 캠프에 각각 9월 17일 열릴 후보 토론회 초청장을 발송했다. 아직 날짜가 확정된 것은 아니며, TV토론의 날짜와 형식, 장소, 관객 유무 등 합의해야 할 사안이 많아 유동적이지만, 9월에 TV토론이 열릴 것이라는 데는 별다른 이견이 없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사퇴를 하기 전에는 6월과 9월 두 차례 TV토론을 갖기로 트럼프와 합의했는데, 후보사퇴로 인해 TV토론 일정은 재조정이 필요하며, 9월에 한 차례만 열릴지, 두 번 이상이 될지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토론의 달인 트럼프= 트럼프는 여러 면에서 말 잘하는 정치인으로 통한다. 사업가 출신으로 뒤늦게 정치계에 뛰어든 그가 단시간에 대중의 관심을 사로잡은 데는 탁월한 말솜씨가 큰 몫을 했다는 분석이다.

그의 말솜씨는 기존 정치인에게 보기 힘든 유형이다. 때론 직설적으로, 때론 막무가내 방식으로 상대방을 공격하는 식으로 단박에 공화당 스타로 발돋움했다. 말이 너무 거칠고 투박하여 실언하는 경우도 없지 않지만, 트럼프 지지자들은 이런 트럼프를 지지하고 성원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 것이다.

그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첫 TV토론에서 바이든에 완승을 거뒀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TV토론 때문에 바이든은 노령의 약점과, 인지력 등 건강에 이상징후가 생긴게 아니냐는 의혹을 불러일으켰고, 결과적으로 후보사퇴라는 전대미문의 정치적 사건으로 연결됐다.

트럼프는 바이든을 대신해 민주당 후보로 확정된 해리스를 향해서도 언제든지 TV토론을 할 용의가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해리스가 처음 후보로 떠올랐을 때만 해도 트럼프는 “바이든 보다 더 쉬운 상대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검사 출신의 해리스 몰아세우기 달인= 다 알려진대로 해리스는 검사 출신이다. 해리스는 자유분방한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서 태어나 학생 때부터 소수자 인권에 관심이 많았고, 실제로 인권운동에도 뛰어들었다.

대학 졸업 후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그는 변호사 대신, 검사의 길을 택했다. 오클랜드 앨러미다 카운티 지방검찰청에서 시작한 그의 검사경력은 2003년 샌프란시스코 지방검사장, 2010년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에 모두 최초의 흑인 여성으로 선출되는 기록을 낳았다.

해리스의 토론실력은 2020년 민주당 대선후보 결정 과정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그는 경쟁자였던 바이든을 겨냥해 날카로운 질문과 공격으로 당시 정치신인임에도 대중의 관심을 사로잡았고, 그것이 인연이 되어 바이든 행정부의 부통령을 지냈다.부통령 재직시에는 의회 내 각종 청문회 등을 통해 상대를 제압하거나 주도하는 능력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바이든이 트럼프와의 TV토론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주었던 것과 달리, 해리스는 검사 출신답게 트럼프를 날카로운 공격으로 몰아세울 것이란 예상이 많다. 특히 각종 범외혐의에 휘말린 트럼프의 과거행각을 물고 늘어져 검사가 마치 재판장에서 피고인을 공격하는 방식으로 TV토론이 전개될 것이란 예측도 나오고 있다.

해리스는 또 선거가도에서 '위험성이 낮은 후보'로 분류된다. 2004년부터 선출직을 맡아 언론과 정적의 꾸준한 검증을 받아온만큼 특별히 약점으로 꼽을 만한 것이 없다는 지적이다.

◇토론의 공수가 바뀐다=지난 한 차례의 토론은 트럼프가 공격하면, 바이든이 방어하는 방식이었다. 트럼프는 바이든의 경제실정을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고, 바이든은 여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해 결과적으로 후보사퇴로 이어지는 참사의 원인이 됐다.

하지만 바이든보다 훨씬 젊고, 트럼프보다 19살이나 어린 해리스의 등장은 모든 판세를 뒤집을 게임체이전가 될 공산이 높아졌다.

해리스 캠프는 이미 트럼프를 겨냥한 공세적인 홍보를 시작했다. 해리스 캠프가 새로 만든 광고는 트럼프가 민주당 대선 후보 해리스와의 TV토론을 피하는 상황을 전면으로 부각했다.

이 광고에는 “유죄 평결을 받은 중범죄자는 토론을 두려워한다”라는 문구가 담겨있다.광고의 의도는 분명해 보인다. 이번 대결을 검사 대 범죄자의 대결구도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앞서 해리스는 선거 유세에서 자신의 검사 경력을 부각하면서 “나는 여성을 학대하는 성착취자, 소비자를 등쳐먹는 사기꾼, 자신의 이익을 위해 규칙을 깨고 속임수를 쓰는 사람들 등 모든 유형의 가해자들을 상대해봤다”고 말해 누가봐도 트럼프를 겨냥한 직설적인 공격을 퍼부었다.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폭스뉴스가 주관하는 9월 TV토론이 벌어진다면, 트럼프 공격-해리스 방어라는 기존의 공식이 깨질 가능성도 있다. 해리스가 트럼프의 범죄 혐의와 그동안 행했던 각종 혐오발언들을 물고 늘어진다면 트럼프 입장에서는 난감한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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