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카운트다운②] 나이차 만큼 극명한 트럼프와 해리스의 이념대결

자유분방 서부 캘리포니아주 출신 해리슨 진보성향
트럼프 보스성향 백인공략
불법 입국자 총기규제 낙태권 둘러싸고 치열한 대결

최진우 승인 2024.08.09 11:04 | 최종 수정 2024.08.09 11:10 의견 0
조지아서 대선 유세하는 해리스@연합뉴스


[뉴스임팩트=최진우 전문위원] 오는 11월5일(이하 현지시간) 치러지는 미국 대선은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갖는 이념성향도 표대결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공화당은 전통적으로 보수를 표방하고, 민주당은 진보를 표방하고 있지만 트럼프와 해리스는 소속정당의 이념보다 훨씬 더 극단에 가까워 이번 대선을 놓고 극우와 극좌의 대결이라고 규정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진보의 아이콘 해리스, 트럼프의 심장을 겨누다= 트럼프와 해리스는 살아온 이력 그대로 정치적 이념에서도 극명하게 엇갈린다.

중앙 정치무대로 뛰어들기 전까지, 동부 뉴욕에서 부동산 개발업자로서 최상류층의 생활을 누리며 부를 축적해온 트럼프는 보수성향을 지니고 있는 반면, 자유분방한 서부 캘리포니아주에서 자란 해리스는 진보성향을 나타내고 있다.

두 후보는 앞으로 불법 입국자 문제, 총기규제, 낙태권 등을 둘러싸고 한치 양보 없는 치열한 대결을 벌일 것이 분명해 보인다.

해리스는 민주당 내에서도 진보주의로 이름을 떨쳤다. 그는 2020년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후보선출 과정에서 유력후보였던 바이든의 정치적 색깔이 분명치 않다며, 그를 겨냥한 직설적인 공격을 퍼붓기도 했다.

이후 바이든으로부터 부통령 지명을 받고 대선 승리후 바이든 대통령 밑에서 부통령을 지내며 존재감이 분명하지 않았던 해리스지만, 이제 민주당 대선후보로 확정된 이상, 진보성향인 자신의 정치적 이념 스펙트럼을 분명하게 드러낼 공산이 높다는 것이다.

특히 해리스는 트럼프의 대통령 재임 시절 보수 우위로 확고히 재편된 연방 대법원이 연방 차원에서 낙태 권리를 인정한 '로 대 웨이드'판결을 2022년 폐기한 사실을 거론하고 낙태 권리를 강조함으로써 낙태권 판결에 분노한 여성유권자들의 마음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해리스는 또 트럼프가 대통령 재직이전의 활동과 관련해서 4건의 형사 기소외에 성추문에 대한 입막음용으로 돈을 지급한 혐의로 유죄평결을 받은 점을 겨냥해 트럼프의 도덕성을 집중공격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

기자회견을 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연합뉴스


◇보수의 아이콘 트럼프, 보수 백인표 총결집 겨냥하라= 2016년 대선에서 많은 사람들의 예상을 깨고 트럼프가 힐러리 클린턴을 꺾은 것은 보수 백인표의 결집 현상 때문이었다. 힐러리도 트럼프 못지않게 잘 나가는 백인이지만, 여성이라는 한계가 막판 트럼프쪽으로의 표쏠림으로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트럼프는 이번 선거에서도 힐러리를 꺾은 전략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바로 남성과 여성 구도로 선거이슈를 집중화해서 보수 성향의 백인표를 긁어모으겠다는 것이다.
트럼프의 선거전략은 확실하다.

수위조절이 필요없는 막말을 이용해 그동안 백인들의 억눌려왔던 감정을 표출시켜 표로 연결시키겠다는 것이다. 백인들 마음속에 오래전부터 자리잡았지만 사회적, 제도적 변화로 쉽게 표현하지 못했던 흑인, 히스패닉 등 소수인종에 대한 불안심리 혹은 경멸 같은 감정요소를 백프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트럼프가 선거과정에서 기성정치인들은 엄두도 못냈던 이런 류의 혐오발언들을 너무 쉽게 내뱉는 것에 대해 백인보수 유권자들이 열광하는 것도 “트럼프가 우리들이 하고 싶어하던 말을 대변하고 있다”는 심리적 위안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백인이라는 이유로 소수인종에게 많은 것을 양보했고, 그 결과 자신들이 오히려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피해의식을 트럼프는 너무도 적절히 잘 활용해왔다.

이번 선거에서도 트럼프는 소수인종을 과감히 버리고, 여전히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백인유권자에게 집중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트럼프가 이른바 러스트벨트(쇠락해가는 공업지대)에서의 승리에 거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것은 이들 지역에서 승리하면 대선에서 승리할 것이라는 공식 때문이다.

이에 따라 트럼프는 남은 선거기간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애리조나, 네바다, 조지아, 미시간 등 대선 승부가 걸려있는 경합주 공략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의 사퇴 직전만 해도 트럼프는 이들 경합주에서 바이든을 이기고 있었다. 그러나 바이든 사퇴이후 해리스가 대체후보로 떠오른 이후 트럼프는 경합주에서 해리스에 밀리거나 고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와 모닝컨설트가 7개 경합주를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도 해리스는 미시간과 애리조나, 위스콘신, 네바다 등 4개 주에서 트럼프에게 앞서며 기세를 올렸다.

트럼프 캠프는 이에 대해 “허니문 효과에 불과하며, 해리스의 기세가 대선때까지 이어갈 수는 없을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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