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임팩트=최진우 전문위원] 오는 11월5일(이하 현지시간) 치러지는 미국 대선을 앞두고 2일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공식 선출됨에 따라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대진표가 완성됐다.
집권당인 민주당의 해리스 후보와, 전직 대통령으로 다시 재선에 도전하는 공화당의 트럼프 후보는 앞으로 3개월의 대장정을 거쳐 11월5일 치러지는 선거에서 제47대 대통령 자리를 놓고 진검승부를 펼치게된다.
고령과 건강 등의 이유로 갑작스럽게 민주당 대선 후보자리를 내놓고 사퇴한 조 바이든 대통령의 뒤를 이어 해리스가 민주당 최종 대선후보로 확정되면서 이번 선거는 성격이 전혀 다른 두 후보간의 확실한 대립구도를 이루게 됐다.
◇흑과 백, 남과 여 대결=해리스는 미국 최초의 ‘흑인 여성’ 대통령 후보다. 앞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008년 대선에서 승리해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란 수식어를 얻었지만, 해리스는 흑인이면서 여성인 최초의 대선후보로 기록된다. 앞서 최초의 여성후보는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에게 패배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었다.
미국 인구구조를 보면 백인이 71%로 압도적인 비율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다른 인종과 피가 섞이지 않는 순수 백인인구는 59%로 추정된다. 미국은 자신의 인종을 스스로 규정하기 때문에 자신이 백인이라고 적으면, 백인으로 분류되는 방식이어서 통계상 백인인구가 71%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약 60%인 순수 백인인구를 제외하면 히스패닉이 19%로 2위를 차지하고 있고, 흑인 13%, 아시아인 6% 등의 순이다.
만약에 미국의 선거가 인종별 투표가 된다면, 백인이 아니면 대통령에 오를 수 없는 구조이지만, 백인들 중에서도 민주당과 공화당, 보수와 진보 등으로 표가 갈리기 때문에 2008년과 2012년 대선에서 오바마가 대통령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이다.
해리스는 민주당이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해 1일부터 실시한 호명 투표 2일차만에 대선후보가 되기 위해 필요한 대의원표의 과반을 이미 확보할 정도로 민주당 내에서는 차기 대선에서 승리할 확실한 카드로 인식하고 있다.
민주당은 전통적으로 흑인, 히스패닉, 아랍계 등 소수인종의 지지를 받아왔는데, 인도계 흑인출신인 해리스의 후보 확정으로 이들의 지지를 얻어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해리스는 또 여성후보로서 보수가 장악하고 있는 대법원의 낙태권 폐지 결정을 최대한 선거이슈화해서 이에 분노하고 있는 여성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계획이다. 미국의 인구구성을 보면 여성이 50.5%, 남성이 49.5%로 성별에 따른 차이는 거의 없는 상황이다.
반대로 트럼프는 사업에서 성공한 백인남성으로 해리스와는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순수 백인이 여전히 미국인구의 59%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백인남성인 트럼프는 백인들 사이에서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흑과 백, 여성과 남성의 대결구도는 이번 대선을 흥미진진하게 만들 요소가 다분한 것이다.
◇세대간 대결, 연령논란 공수교대= 이번 대선에서는 연령도 선거이슈로 떠오를 전망이다. 바이든과 트럼프 대결구도에서는 바이든보다 네 살 어린 트럼프가 바이든의 고령을 먹잇감으로 삼아 줄곧 공격했지만, 바이든의 바통을 이어받은 해리스는 78세의 트럼프보다 19살 어린 59세다. 거꾸로 트럼프가 고령논란에 휩싸이면서 나이가 핸디캡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인종과 성별, 연령이나 다른 생득적 특성을 겨냥해 공격하는 것을 금기시하고 있는 미국에서 해리스가 트럼프의 상대적 고령을 직접적인 공격무기로 사용할지는 미지수이다. 해리스는 최근 연설에서 미셸 오바마의 말을 인용해, “저들이 저급하게 가더라도 우리는 품위있게 간다”(When they go low, we go high)라고 강조하며 상대방의 약점을 물고늘어지는 선거전략은 쓰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연령에 대한 논란은 이미 시작됐다. 바이든이 고령과 건강상의 이유로 후보를 사퇴한 상황에서 트럼프 역시 상대적 고령의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트럼프 역시 이를 의식한 듯 “건강상의 이유로 문제가 된다면 언제든 후보를 사퇴하겠다”고 배수진을 치는 한편, 해리스를 상대로 ‘인지력 테스트’를 갖자고 제안하는 등 나이에 대한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저작권자 ⓒ 뉴스임팩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