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삼표 TM 정도원 회장, 안전 경영 책임자"

지난 9일 중대재해 공판서 직원 이메일·보고서·카톡 등 증거 제시

이상우 승인 2024.04.10 11:33 | 최종 수정 2024.04.15 18:57 의견 0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출처=연합뉴스

[뉴스임팩트=이상우기자]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이 연루된 중대 재해 사건 관련 재판에서 검찰이 "사내에서 TM으로 불린 정도원 회장이 안전사고를 상세히 보고받고 지시도 했다"고 밝혔다. TM은 톱 매니지먼트(Top Management·최고 경영층)를 뜻한다.

삼표그룹은 삼표산업을 주축으로 하는 건축자재 기업 집단이다. 고(故) 정인욱 창업주가 삼표그룹을 세웠다. 정도원 회장은 정인욱 창업주 아들이다. 1947년생으로 서울 경복고와 미국 위스콘신대를 나왔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의정부지법 형사3단독 정서현 판사는 정도원 회장을 포함해 피고인 8명의 중대재해처벌법·산업안전보건법 위반과 업무상 과실 치사 혐의를 심리하는 1차 공판기일을 지난 9일 열었다.

검찰은 지난해 3월 피고인들을 재판에 넘겼다. 2022년 1월 29일 경기 양주시에 있는 삼표산업의 골재 생산 채석장에서 발생한 근로자 사망 사고에 대해 안전 의무 미준수 책임을 물은 것이다. 당시 근로자 3명이 토사에 매몰돼 숨졌다.

이 재판은 2022년 1월 27일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이래 기업 소유주가 기소된 첫 사례여서 재계 관계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상시 근로자 50인이 넘는 사업장에서 사망자 1명 이상 발생, 같은 사고로 6개월 이상 치료받아야 하는 부상자가 2명 이상 발생, 동일한 유해 요인의 직업성 환자가 1년 이내 3명 이상 발생한 경우를 중대 산업재해로 판단한다. 이때 안전확보 의무를 어긴 경영 책임자는 처벌받을 수 있다.

1차 공판에서 서증 조사가 진행됐다. 서증 조사는 채택된 증거를 설명하는 절차다. 검찰은 압수 수색으로 확보한 삼표그룹 직원 이메일, 보고서, 통화 내역, 수첩, 카카오톡 등을 제시했다. 이어 정도원 회장이 삼표그룹 안전 업무에 깊숙이 관여했으며 산업 재해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검찰에 의하면 정도원 회장은 2021년 3월 강원 삼척시 삼표시멘트 사업장에서 발생한 근로자 사망 사고, 같은해 8월 삼표피앤씨 근로자 추락 사망 사고, 같은해 10월 양주시 삼표산업 채석장 덤프트럭 추락 사고를 포함한 산업 재해에 관해 보고받고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정도원 회장은 안전 현안을 다루는 각종 회의에 참석했다. 골재 설비 전원 차단 장치 도입, 근로자 사망 합의금 3500만원 지급, 중대재해처벌법 내용 점검 같은 세부적인 사항을 지시하기도 했다.

검찰은 2022년 1월 29일 근로자 사망 사고가 발생한 양주시 삼표산업 채석장에선 중대 재해 매뉴얼을 제대로 갖추지 않았으며 작업 계획서 도면화, 문서화조차 제대로 안 됐다고 했다. 안전 보건 관리 체계가 미비했다는 지적이다.

반면 피고인 측 변호인은 양주시 삼표산업 채석장 중대 재해 매뉴얼에 비상 상황 보고 체계와 대응, 피해자 보호 조치 등 안전에 필요한 내용이 모두 있다고 했다. 검찰이 중대재해처벌법의 경영 책임자를 자의적으로 해석한다고도 했다.

다음 공판기일은 내달 28일이다.

저작권자 ⓒ 뉴스임팩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