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여의도 한양 6개월 혈투… 승자는 현대건설

23일 소유주 회의서 314표 획득… 231표 얻은 포스코이앤씨 제쳐

이상우 승인 2024.03.23 18:51 | 최종 수정 2024.03.24 15:59 의견 0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가 여의도역 근처에 내건 현수막.@뉴스임팩트

[뉴스임팩트=이상우기자] 지난해 9월부터 반년이나 지속된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 사업 수주전에서 현대건설이 이겼다.

여의도 한양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42에 있는 8개 동, 588가구 규모 단지다. 1975년 준공됐다. 금융 중심지인 여의도의 1호 재건축 단지여서 상징성이 있다. 재건축이 끝나면 여의도 한양은 최고 56층, 992가구와 오피스텔을 갖춘 명품 단지로 거듭난다.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가 재건축 시공권을 두고 치열하게 겨뤘다.

뉴스임팩트는 23일 오후2시 여의도 한양 재건축 시공사를 뽑기 위한 소유주 전체 회의(이하 회의)가 열리는 영등포구 여의도동 27-3 하나증권빌딩 3층 한마음홀을 찾았다.

여의도역을 나와 보니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가 내건 현수막이 눈에 띄었다. 하나증권빌딩 입구엔 두 건설사 직원들이 집결해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하나증권빌딩 한마음홀 앞에 마련된 접수대.@뉴스임팩트

한마음홀 앞에선 여의도 한양 재건축 시행사인 KB부동산신탁이 접수대를 통해 소유주들에게 입장 팔찌와 투표용지를 배부하고 있었다.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 KB부동산신탁 직원들은 긴장한 얼굴로 한마음홀 안팎을 오갔다. 회의 취재가 허용되지 않아 주로 밖에서 대기하면서 가끔 회의장을 살폈다.

회의는 성원 보고, 개회 선언, 국민의례, 의장 인사말, 시공사 선정을 포함한 안건 심의, 의결 선포, 폐회 선언 순으로 짜였다. 시간 여유가 없는 몇몇 소유주는 중간에 자리를 떴다. 이 과정에서 한 소유주가 투표함에 자물쇠가 걸려 있지 않다며 항의해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여의도 한양 소유주 전체 회의 모습.@뉴스임팩트

오후3시27분 안건 심의가 종료됐다. 의장은 남은 소유주들을 대상으로 투표를 진행했다. 13분 뒤 투표가 끝났다. 개표가 이뤄지는 동안 일부 소유주가 수주전에서 불거진 개인정보 보호 이슈, 사전 투표와 현장 투표 합산 집계의 공정성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여의도 한양 소유주 중 회의 참석이 어려운 이들은 지난 21~22일 사전 투표를 했었다.

오후4시18분 개표 요원들이 한마음홀 밖에 나왔다. 대기 중인 현대건설, 포스코이앤씨 직원들의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승리를 축하하기 위해 모인 현대건설과 협력사 직원들.@뉴스임팩트

오후 4시30분 개표 결과가 밖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득표수는 모르지만 현대건설이 이겼다는 소식이었다. 현대건설 직원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기뻐했다. 한마음홀뿐 아니라 하나증권빌딩 바깥에도 현대건설과 협력사 직원들이 승리를 축하하고자 모여들었다.

10분 후 개표가 마무리됐다. 소유주 587명 중 548명이 투표한 가운데 현대건설이 314표를 얻어 여의도 한양 재건축 시공권을 따냈다. 포스코이앤씨는 231표, 기권 무효가 3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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