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현 삼성전자 사장 "반도체 근원적 경쟁력 회복할 것"

"고대역폭메모리 경쟁사에 뒤진 일 재발 않도록 노력"

이상우 승인 2024.03.21 07:51 | 최종 수정 2024.03.22 14:30 의견 0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출처=연합뉴스

[뉴스임팩트=이상우기자] 삼성전자 주주총회에 출석한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이 "반도체의 근원적 경쟁력을 되찾겠다"고 밝혔다.

DS는 디바이스 솔루션(Device Solutions)의 약칭이다. 메모리 반도체, 시스템LSI, 파운드리 사업이 DS부문에 속한다. LSI는 대용량 집적 회로(large scale integration)를 의미한다. 파운드리는 반도체 위탁 생산이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경기 수원시 영통구 하동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55기 주주총회를 지난 20일 열었다.

재무제표 승인, 사외이사 선임, 이사 보수 한도 승인 같은 주총 안건은 무난하게 통과됐다. 하지만 경영진의 사업 전략 공유와 주주 미팅에선 열띤 질의응답이 이뤄졌다.

주주 미팅에 참여한 삼성전자 경영진 소개.@뉴스임팩트

주주 미팅에 참여한 경영진은 주총 의장인 한종희 대표이사(부회장), 경계현 사장, 박학규 경영지원실장(사장), 김우준 네트워크사업부장(사장), 김용관 의료기기사업부장(부사장), 이영희 글로벌마케팅실장(사장), 박용인 시스템LSI사업부장(사장),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사장), 노태문 MX사업부장(사장), 용석우 VD사업부장(사장), 전경훈 DX부문 CTO(사장), 송재혁 DS부문 CTO(사장),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까지 총 13명이다.

MX는 모바일 경험(Mobile Experience)의 약자다. VD는 영상 디스플레이(Visual Display)를 가리킨다. DX는 디바이스 경험(Device eXperience)을 줄인 단어다. MX, VD가 DX부문 산하에 있다. CTO는 최고 기술 책임자(Chief Technology Officer)다.

삼성전자 주주총회에 참여한 주주들.@출처=연합뉴스

먼저 경계현 사장이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반도체 사업 전망을 전했다. 그는 "올해 세계 반도체 시장 규모가 6300억달러(844조5150억원)로 예상된다. 업황이 부진했던 지난해보다 시장 상황이 크게 호전될 전망"이라며 "이에 따라 DS부문 매출이 2022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경기 용인시 기흥구 반도체 연구소에 2030년까지 20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지속적인 연구·개발, 조직 체질 개선, 선제적 투자, 기술 우위 확보, 원가 경쟁력 제고, 안정적 수익 확보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해내겠다"며 "직원들에게 실패해도 괜찮다는 마음을 심어줘 과감한 도전을 할 수 있는 조직 문화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했다.

한 주주는 "삼성전자가 고대역폭메모리(HBM)에서 경쟁사에 비해 한발 늦었다. 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CXL)나 지능형 반도체(PIM)에선 경쟁력이 있나"며 "임직원 12만명이 넘는 삼성전자가 조직 문화를 바꾸긴 어려울 듯한데 복안이 뭐냐"고 물었다.

HBM은 D램 여러 개를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가 훨씬 빠르다. CXL은 D램 용량과 대역폭을 획기적으로 확장하는 연결 장치다. PIM은 인간 뇌처럼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인다.

경계현 사장은 "HBM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CXL과 PIM은 조만간 눈에 보이는 성과를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조직 문화의 경우 임직원 고과에서 리더십 평가 비중을 대폭 높여 (단기적 성공에 얽매이지 않고) 도전하는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고 했다.

다른 주주는 "2022년 반도체 시장 다운 턴(하강 국면)이 왔다. 미국 마이크론과 SK하이닉스는 감산(減産·생산을 줄임)을 택했다. 그런데 경계현 사장께선 인위적 감산을 안 하겠다고 했다"며 "이후 반도체 가격이 크게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경계현 사장이 경영 판단을 잘못한 것 아니냐는 질의다. 삼성전자 DS부문은 지난해 15조원에 달하는 적자를 냈다.

이에 대해 경계현 사장은 "앞으로 좀 더 전략적으로 일하겠다"면서도 "다운 턴이 지나면 반드시 업 턴(상승 국면)이 온다. 다운 턴 상황에서 (손실을 감수하면서) 투자해야 업 턴 때 이익 증가를 얻을 수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주주는 파운드리 사업을 질문했다. 삼성전자가 경쟁사 TSMC에 밀리는데 어떻게 고객을 확보할 거냐는 얘기다.

최시영 사장은 "올 하반기에 3나노 2세대 생산에 들어간다. 고객들이 만족할 수 있는 반도체를 공급하겠다"며 "미국 중심으로 고객사를 늘리는 중이다. 개발이 차질이 없도록 디자인하우스도 착실히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3나노는 반도체 전기 회로 선폭이 3나노미터라는 뜻이다. 디자인하우스는 팹리스(반도체 설계) 설계 도면을 제조용 설계 도면으로 다시 만들어 파운드리에 제공하는 기업이다. 반도체 공정이 고도화하면서 디자인하우스가 파운드리 사업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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