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에게 더 가혹한 국민의 눈높이

김명수 합참의장 인사청문회

이장호 승인 2023.12.07 11:06 의견 0
김명수 합참의장이 지난단 국회인사청문회에서 답변하고있다.@연합뉴스


[뉴스임팩트=이장호 전 정훈병과 중령]새로 지명된 김명수 합참의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도마에 올라 과연 합참의장으로 취임하게 도리지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지난달 15일 김명수 합동참모의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에서 김 후보자의 근무 중 주식 거래 의혹과 골프 운동, 자녀 학폭 등을 문제 삼아 ‘문제 많은 후보자’라며 인사청문회를 중단한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심지어 여당인 국민의힘에서도 인사청문회장에서 김 후보자를 비호하기보다 오히려 흠결을 지적하는 발언이 더 많았다.

특히 민주당은 김 후보자가 근무 시간에 수십 차례의 주식 거래를 한 것을 두고 "근무시간에 주식거래와 골프에 몰두했던 사람에게 군을 지휘·감독하도록 하겠다는 말인가"라며 "아무리 생각해도 윤석열 대통령의 인사를 이해할 수 없다. 김 후보자는 합참의장 후보자가 아니라 징계대상자"라고 할 정도러 강경한 어조로 비난을 이어갔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윤석열 대통령이 이렇게 무능하고 무책임한 인사에게 군을 통솔하는 책임을 맡긴다면 국가 안보를 등한시하고 있음을 자인하는 셈"이라 "윤석열 대통령은 군의 사기와 국방 태세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무너뜨릴 목적이 아니라면 당장 김명수 후보자의 지명을 철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욱이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미사일 발사 상황을 관리할 직책에 있지는 않았다 하더라도 군 고위 간부로서 국가적인 위기 상황에서 보일 처신으로서는 부적절하다"고 말해 김 후보자의 과거 행동을 무조건 두둔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 이례적이었다.

결국 인사청문회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퇴장을 하는 파행을 겪을 정도로 분위기가 험했다고 전해졌다. 물룬 인사청문회 성격상 여당과 야당의 입장이 정치적 입장에 따라 달라지는 것은 당연하지만, 대한민국 국군의 대장 7명 중에서도 국군 의전서열이 가장 높은 합참의장이 되기 위해서는 엄격한 기준을 통과해야 한다는 국민의 준엄한 상식이 적용된 것이다. 국민의 눈높이가 아직은 높고 서슬 퍼렇게 살아 있다.

뉴스 댓글에도 주로 ‘군 최고장성으로서 부적절하다’는 의견과 ‘군인들이 그러면 안 된다’는 의견이 대부분이고, 군을 걱정하는 의견도 상당수 볼 수 있었다. 군인과 군이 모두 비난의 대상이 되는 꼴을 또 당한 것이다.

인사청문회가 대부분 정부 부처의 수장인 장관과 총리 등 고위직 공무원들이 반드시 거쳐 가야 하는 통과의례이만, 인사청문회가 그리 녹녹하지는 않다는 것이다. 심지어 능력과 덕망을 갖췄다고 평가받은 인물들도 인사청문회가 자신 없어 후보를 고사한다는 말이 나돌 정도로 인사청문회는 그야말로 ‘발가벗겨지는’ 난장판에 스스로 뛰어드는 형국이다.

그리고 일반 장관 후보자나 정치인에 비해 군인이라는 그것도 4성 장관이라는 군 최고위직에 대한 판단과 평가의 잣대는 더욱 엄격하게 느껴진다. 일반인에게 수천만 원은 그리 큰 금액이 아니지만, 군인에게는 몇 십만 원도 도저히 용납이 안 되는 기준이 되고 있다.

이러한 차이는 ‘군인은 그래야 한다’는 우리의 상식과 희망사항이 모두 포함된 기준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노선처럼 군인만큼은 정직하고 공명정대하며, 투명해야 한다는 교훈 같은 기준이 우리 의식 속에 내재하고 있지 않나 한다. 과거 역사에서 이순신 장군의 업적이나 역할에서 아직도 군인에게는 그러한 것을 기대하는 심리가 크게 작용한 결과다.

지난 10월 윤석열 대통령이 대장진급을한 김명수 합동참모의장과 기념사진을찍고있다.@연합뉴스


이번 김 후보자의 과거 행적도 공무원으로서 적적하지 못하고 심지어 위법성이 있는 것이라고 지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전에도 합동대 근무시절, 학생장교들이 학교 수업시간에 휴대전화로 주식 거래를 한다고 해서 이를 금지하는 지시를 본 적이 있다. 공적인 근무시간에 사적인 주식 거래는 당연히 비판받아야 하고, 지시 사항을 어겼다면 당연히 장계를 받아야 할 정도의 위중한 사안이다.

지난달 17일 결국 시민단체 측이 "김 후보자가 안보 위기 상황을 포함해서 근무 중에 여러 차례 주식 거래를 한 것은 매우 부적절한 직무유기"이며 "인사 검증 과정에서 자녀의 학교 폭력 사실이 없다고 답변한 것은 업무 방해죄와 학교 폭력 방조"라며 고발장을 제출했다.

만약 김 후보자가 의장이 된다면 흠결이 많은 위장으로서 위상과 영이 안 설 것이고, 안 되다면 자격 없는 군인을 발탁한 대통령에게 큰 부담을 주고 국민으로부터 군이 욕을 먹는 일이 벌어질 것이다.

이번 인사청문회에서 느낀 점은 아직까지는 국민들이 기대하는 군의 모습이 있다는 점이다. 사회가 변화하고 흐림이 변해도 군만큼은 본래의 역할에 충실하고 최후의 보루로서 믿음을 져버리지 않는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는 점이 확인되었다는 것에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군 선배들도 본연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는 모범적인 군인이 군을 이끌어야 한다는데 공감을 표시했다. 군인은 그래야 한다고도 했다. 실제 그렇게 하는 군인들이 많다. 이번 김 후보자의 과거 행적이 드러나면서 보여서는 안 될 치부를 드러냈지만, 오히려 후배들에게 큰 교훈을 주었다는 평가도 있다.

심지어 장군이 되기 위해서는 소위 때부터 철저한 자기 관리와 일체의 부정 없는 언행, 가족과 주변 관리를 엄격하게 해야 한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들린다. 장군은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해서 수긍이 간다. 인간으로서의 욕구와 욕심을 내려놓고 공직자로서의 청렴하고 올바른 행동으로 유지해야 타의 모범이 되고 거울이 된다는 의미일 것이다.

군에서 준장이 되기도 어려운데 대장이라는 최고의 장성이 될 정도면 누가 봐도 흠이 없는 인물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번 인사청문회에서 뭇 매를 맞고 있는 신임 대장의 얼굴은 기대와 다른ㄴ 모습이어서 실망이 컸다. 장교를 하고 있는 모든 군인들이 장군은 아무나하면 안될뿐더러 국민이 달아준다는 것을 배우는 좋은 기회였기를 바란다.

아픔이 되었지만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 향후 인사청문회에 설 합참의장 후보자는 스스로 국민의 눈높이에 부합되는 자격을 갖추었는지 되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그렇지 못한 후보자는 국민에게 실망을 주는 개인이 아니라 군 전체를 욕 먹이는 것이라는 것을 명심하면서...

[글쓴이 이장호 중령]

1990년 육군사관학교 46기로 졸업해 정훈장교로 30여 년간 복무했다. 고려대학교 언론홍보대학원 신문방송학과 단국대학교 교육대학원 영어교육학 석사 학위를 받음. 앙골라UN평화유지군 파병 등 3회의 해외 파병과 미국 공보학교 졸업, 20여 회의 외국 업무 경험 등 군 생활을 통해 다양하고 풍부한 경험을 쌓아 군 업무에 활용해 나름 병과 발전에 기여했다고 자부하며 전역 후 군에 대해 감사한 마음으로 애정과 지지를 보내고 있다. 현재는 기자, 요양보호사 등의 일을 하며 우리 사회의 생활상에 대해 색다른 경험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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