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현장르포]필리핀 강타한 한식 열풍

편의점 도시락 절반 삼겹살, 비빔밥, 잡채 등 한식

한성규 승인 2023.08.11 13:34 | 최종 수정 2023.08.11 13:38 의견 0
마닐라 시내 한식당@한성규 통신원


[뉴스임팩트=한성규 라오스 통신원] 필리핀의 수도 마닐라에 와서 놀란 점이 있다. 필리핀 현지인들은 라오스나 태국사람들과 눈에 띄게 달랐다. 뚱뚱한 사람이 너무 많다. 체격은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 사람들과 비슷한데 체중은 월등히 많이 나간다.

필리핀 정부는 사람들의 살을 빼기 위해 정크푸드와 가당 음료에 세금까지 부과할 예정이다. 필리핀 재무부(DOF), 보건부(DOH)는 당뇨병, 비만 및 열악한 식단과 관련된 비전염성 질병 해결을 위한 사전 조치로 정크푸드 및 가당 음료세를 공동 추진하고 있다.

정크푸드의 경우 100g당 10페소, 가당 음료의 경우 100ml당 10페소의 세금을 부과할 계획이라고 한다. 새 법안에 따라 사용된 감미료 유형과 관계없이 리터당 12페소로 음료 세율을 인상할 계획이다. 이러한 음료 세율은 매년 4%씩 물가에 연동까지 된다고 한다.

필리핀 사람들은 수년간 지속된 운동 부족과 함께 페스트 푸드를 즐기는 식습관으로 인한 비만이 증가하고 있다. 필리핀 식품 및 영양 연구소(FNRI)에서 실시한 제8차 국가 영양 조사에 따르면 20세 이상의 필리핀 성인 10명 중 3명이 비만 또는 과체중으로 나타났다. 0~5세 아동의 비만 발생률은 지난 10년 동안 2.5~5%로 증가했고 5~10세 아동 비만율은 9.1%, 10~19세 청소년 비만율은 48.3%로 증가했다. 동일 조사에 따르면 약 2700만 명의 필리핀인이 과체중 및 비만으로 나타났다. 필리핀 성인의 비만은 1998년 20.2%에서 2019년 36.6%로 거의 두 배로 증가했다.

유니세프(Unicef)의 2022년 3월 발표 자료에 따르면 이번 정크푸드 세금법과 같은 식습관 개선 조치가 없다면 2030년에 필리핀 10대의 1/3이 비만이 될 것이라고 한다.

마닐라 시내의 음식점 앞 메뉴@한성규 통신원


필리핀 정부는 정크푸드 섭취로 인한 과체중, 비만으로 발생하는 성인병들을 고려해 필리핀 사람들의 건강에 해로운 음식의 지속적인 섭취를 방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19년부터 정크푸드 과잉 소비를 막고 소비 습관 개선과 필리핀 사람들의 건강 개선 정책 등 정크푸드에 세금을 부과하는 것의 타당성에 대해 논의를 시작했다.

필리핀 정부는 2024년부터 정크푸드에 세금을 부과하고 가당 음료에 세금을 인상하려고 한다. 해당 법안을 통해 영양가가 부족하고 지방, 소금 및 설탕 함량에 대한 보건부(DOH)의 지정 기준치를 초과하는 사전 포장식품에 대해 100g당 P10 또는 100㎖당 P10의 세금이 부과될 예정이며, 이러한 제품에는 과자, 스낵, 디저트, 냉동 과자 등이 포함된다.

한편, 건강한 음식으로 한식이 필리핀 현지에서 주목받고 있다. 편의점에 파는 도시락의 절반이 삼겹살, 비빔밥, 잡채 등 한식이다. 라면 같은 식품의 진열대에도 절반 넘는 식품이 한국산 제품이다.

코로나 시절에 수많은 한국식품점들이 대박이 났다고 한다. 필리핀 사람들이 좋아하는 음식은 삼겹살이다. 돼지고기를 워낙 좋아하는데 딱 맞아떨어진 것이 삼겹살로 심지어 필리핀 일부식당에서도 한국식 삼겹살을 판다. 돼지 고기가 저렴해 비싸지 않은 가격에 배불리 먹을 수 있다.

한국 라면 등을 파는 가게@PinoyHowTo 유튜브 공개영상 영상캡쳐


한국산 라면도 대인기다. 필리핀 라면에 비해 맵고 양이 많은 것을 장점으로 꼽는다. 그 외에도 비빔밥, 불고기, 짜장면을 주기적으로 즐기는 필리핀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최근 한식이 진짜 ‘건강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평가는 이미 아시아를 넘어 북미, 유럽 등 서구에서도 나오고 있다. 한식은 식물성 기반 식재료를 쓰고, 장 건강에 이로운 발효음식, 가공식품이 아닌 내추럴 푸드의 비중이 높다.

농촌진흥청과 서울대학교가 공동으로 진행, 영양학회지인 뉴트리언츠(Nutrients)에 게재된 연구에선 한식이 서구화된 식사보다 체중과 총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장내 유익균을 늘리는 등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결과가 나왔다.

한식의 건강상 이점이 두드러지는 것은 통곡물이 주를 이루는 건강한 탄수화물과 적당량의 단백질, 채소와 발효식품의 섭취도 동시에 가능하다는 점이다.

최근 한국에서는 패스트푸드와 가당 제품을 주식으로 삼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 건강한 한식을 차려 먹기보다는 달고 짠 배달 음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한국의 길거리에도 어느새 고도비만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건강한 한식을 외면하고 있는 우리나라도 언젠가는 정크푸드 세금을 논의해야할 시점이 올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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