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입맛사로잡는 라오스 먹거리

한성규 승인 2023.06.29 11:01 | 최종 수정 2023.06.29 11:11 의견 0
라오스 길거리음식@WALK A LAOS유튜브 공개영상 캡


[뉴스임팩트=한성규 라오스 통신원] 라오스에 온 한국사람들이 공통점으로 하는 이야기가 있다. 왜 이렇게 음식이 내 입맛에 맞느냐는 이야기다. 태국 음식과 비슷한 거 같지만 훨씬 맛있다는 이야기다. 이번 이야기에서는 세계4대 요리라는 태국 음식보다 맛있는 라오스 음식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라오스 사람들의 국수사랑은 대단하다. 아침부터 길거리에는 국수를 먹는 사람이 있다. 점심에도 야밤에도 길거리에서 사람들은 국수를 먹는다. 베트남의 쌀국수는 소 또는 닭 뼈를 이용하여 육수를 내지만 라오스 국수는 주로 돼지고기를 사용해 육수를 낸다.

라오스 대표 국수인 카오삐약은 한국 사람들이 한 번 먹어보면 맛을 잊지 못하는 음식이다. 걸쭉한 국물 맛이 한국의 칼국수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면의 쫄깃한 식감도 일품이다. 또 여기에 매운 양념을 추가할 수 있어 매운 칼국수로 만들어 먹을 수도 있다. 이 베이스에 라오스식 된장을 풀어 국물을 만들면 ‘카오써이’라는 된장 칼국수로도 변신한다. 가격은 둘 다 20,000낍, 지금 환율로 1500원 정도밖에 안한다.

라오스도 쌀 문화권에 속해 있는 나라로, 쌀을 주식으로 삼는 나라 중 하나다. 날라 다니는 쌀을 먹는 다른 동남아 국가들과는 또 다르다. 라오스는 특이하게 찹쌀밥을 주로 먹는다. 찹쌀밥을 뭉쳐서 잘게 갈은 생선 또는 고기를 각종 향신료와 볶아낸 랍, 구운 닭고기, 생선 등 다양한 반찬을 곁들여 먹는다. 매콤한 파파야 샐러드인 땀막훙과 같이 먹기도 한다,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식당에서는 주로 덮밥을 판다. 일반 라오스인들도 그렇게 먹을 것 같지만 아니다. 라오스 사람들도 한국 사람처럼 여러 사람이 함께 밥을 먹는다. 가족뿐 아니라 직장에서도, 친구끼리도 4에서 5명이 모여 바닥에 모여 같이 먹는다. 라오스 식 큰 쟁반에 찹쌀밥과 반찬을 준비해 먹는 식이다. 라오스 식으로 식사를 할 경우, 주로 손으로 찹쌀밥을 돌돌 말아 반찬 또는 양념에 찍어 먹는다. 숟가락은 국물 요리를 먹을 때, 젓가락은 국수류를 먹을 때만 쓴다.

같이 먹는 문화라면 바비큐를 빼놓을 수 없다. 라오스 사람들도 삼겹살을 좋아한다. 신닷이라고 한다. 신은 고기라는 의미이고 닷은 굽는다 정도의 의미이다. 라오스 삼겹살집은 특이한 점이 있다. 하나의 불판에서 구이 삼겹살과 샤브샤브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이게 어떻게 가능하냐하지만 라오스 신닷의 불판에 그 비밀이 있다.

신기하게 생긴 불판은, 중간 중간에 구멍이 송송 있고, 원형 불판 테두리에는 육수가 담겨 있다. 그래서 고기를 구우면, 고기의 지방이 육수에 흘러들어 가 국물 베이스가 된다.

라오스에서 신닷을 먹을 때에는 두꺼운 고기보다는 한국의 대패삼겹살처럼 얇은 고기를 주로 먹는다. 불판에 고기가 눌어붙을 수 있으니 처음에는 돼지고기 지방으로 기름을 잘 둘러줘야 한다. 육수에 지방만 흘러들어 가는 것은 아니다. 당연히 다양한 채소와 면, 달걀, 어묵 등 기호에 따라 넣어 먹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국물이 진국이 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육수가 진해지고, 지방과 야채 육수 등이 우러나서, 짭조름하게 너무 맛있어진다.

아시아 국가인 라오스 사람들은 밥이나 국수만 먹을 것 같지만 샌드위치도 널리 먹는다. 바게트 빵 샌드위치인 카오찌다. 샌드위치는 19세기 프랑스가 라오스를 식민통치하면서 들어오게 됐는데 지금은 서민들도 즐기는 라오스 대표 음식이 되었다. 서양식과는 달리 메콩강에서 잡은 생선으로 만든 파테(Pate), 양배추 잎, 오이 절임, 말린 돼지고기 등등을 넣어 매콤하고 먹는다. 가격도 15,000낍 지금 환율로 1200원 정도밖에 안한다.

라오스 식당의 음식메뉴판@한성규통신원


식문화를 보면 그 나라 사람들의 역사와 문화를 엿볼 수 있다. 밥 먹는 모습을 보면 라오스도 친구나 가족과 많은 것을 공유하는 문화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서양처럼 자기 그릇에 놓인 음식을 자기만 먹는 것이 아니라 옛날의 한국처럼 콩 한쪽도 나눠먹는다. 재산을 소유하는 형태도 가족과 같이 하는 것도 이 문화의 연장선이다.

가진 것이 별로 없는 사람들도, 의지할 가족이 없는 사람들도 라오스에서는 그다지 불안해하지 않는다. 친척이나 마을의 이웃들이 이들을 챙기기 때문이다. 한국은 이런 전통 문화를 잃어버리고 각자도생 문화가 자리를 잡았다. 불안과 정신질환이 급격히 늘어난 것은 먹방을 보며 혼식을 하는 새로운 식문화의 연장선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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