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우크라이나 도울 패트리어트 미사일 ...미국거쳐 공급

자위대 보관 PAC-3미사일 알고리즘 업데이트

이정현 승인 2024.02.27 13:30 | 최종 수정 2024.02.27 14:13 의견 0
미국 레이시온사가 개발한 패트리어트 미사일@레이시온사 홈페이지


[뉴스임팩트/일본=이정현 통신원] 일본 정부가 PAC-3 미사일을 미국에 수출하기로 결정했다.

PAC-3로 불리는 패트리어트 지대공 미사일은 미국 레이시온사가 개발하고 미쓰비시 중공업이 라이센스 생산을 통해 항공자위대에 공급 중인데 미국으로서는 자신들이 개발하고 지금도 생산 중인 미사일을 오히려 일본으로부터 추가 비용을 지불하고 역수입하는 셈이 된다.

이러한 결정의 배경에는 다름 아닌 우크라이나가 있다. 애초에 일본은 1967년에 만들어진 무기수출 삼원칙으로 인해 무기수출 자체가 불가능했다. 그나마 2014년에 방위장비 이전 삼원칙을 제정하며 수출길은 겨우 열어놓았으나 분쟁당사국은 수출대상에서 제외되고 살상능력을 가진 무기는 구난, 수송, 경계, 감시, 소해의 5가지 용도로만 수출이 가능하다.

PAC-3 미사일은 강력한 살상능력을 가졌고 5가지 용도 중 어디에도 해당되지 않기 때문에 일본이 우크라이나로 직접 수출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표면적으로 미국에 수출하고 미국은 원래 자신들이 갖고 있던 PAC-3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우회방법을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물론 일본 역시 PAC-3가 여유로운 상황은 아니다. 2022년에 결정된 방위비 증액 과정에서 항공자위대는 PAC-3를 필요량의 60%밖에 보유하고 있지 않음이 밝혀졌고 육해공 자위대의 탄약비축량 모두가 만성적으로 부족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원래라면 일본 입장에서도 수출할만한 여유가 없다는 의미인데 그럼에도 PAC-3의 수출을 결정한 이유 중 하나는 기존에 생산해둔 PAC-3 미사일들이 오래되었기 때문이다. 미사일도 나름의 적정 사용기한이 있기 때문에 전쟁에 사용할 것이 아니라면 언젠가는 훈련을 통해 소비하거나 해체하여 버리는 수밖에 없다.

패트리어트 같은 고가의 미사일을 훈련에 사용하기에는 예산, 장소, 부대정비 등의 문제들이 산적해 있고 그냥 해체하여 버리는 것 역시 경제적 손실이 따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일본 입장에서는 미국에 수출하는 것이 외교적으로도 비용적으로도 이득이라는 판단이다.

PAC-3 수출의 또 다른 이점은 우크라이나가 이를 사용하면서 귀중한 실전데이터를 쌓을 수 있다는 점이다. 요격에 사용된 알고리즘 데이터를 활용하면 방공시스템을 업데이트하여 명중률을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에 미국, 일본은 물론 우리나라처럼 패트리어트 시리즈를 사용하는 국가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

한편 미국 입장에서는 포탄과 일부 미사일을 제외하면 여전히 여유가 있는 상황이지만 국내 정세가 이전만큼 우호적이지 않아 우크라이나 지원에 애를 먹고 있고 유럽 국가들 역시 비슷한 상황에 처해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점차 장기화되면서 많은 국가들이 함께 지쳐가는 상황이지만 대만을 둘러싼 중국과의 갈등까지 추가로 부상하면서 일본과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동맹국들의 지원은 더욱 필요해질 것이고 그 시작이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패트리어트 생산 라이센스를 갖고 있는 일본의 협조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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