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①] 한반도를 옥죄는 전쟁의 기운

최진우 승인 2024.01.22 11:26 의견 1
北 최선희 만나 반갑게 악수하는 푸틴@연합뉴스


[뉴스임팩트=최진우 전문위원]많은 한국인들이 북한의 상시적인 위협에도 한국은 전쟁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국가로 믿고 있다.

한국전쟁이 끝난지 이미 70년 이상 세월이 흘렀고, 2000년 이후로는 남북한 간에 해빙무드가 조성되면서 전쟁위협을 느끼는 한국들인들의 체감온도는 과거보다 무뎌진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한반도 주변국들의 움직임은 한반도가 결코 전쟁에서 자유로운 지역이 아님을 새삼스럽게 일깨워주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하마스와 이스라엘간의 전쟁 등 지구촌 곳곳에서 전쟁이 현재진행형으로 벌어지고 있음에도, 한반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 탓에 한국에서는 위기의식을 크게 느끼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중국의 대만침공 시나리오가 글로벌 민간연구소들을 중심으로 하나 둘씩 터져나오고, 북한 김정은이 전쟁결심을 굳혔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북한-러시아-중국의 밀월관계가 심상치 않게 흘러가면서 전쟁에 대한 위험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최근 북한 최선희 외무상이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면담을 갖고, 북한을 방문해줄 것을 공식 요청한데 대해 푸틴이 이를 긍정적으로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은 소름끼친다.

만약 푸틴의 방북이 성사된다면 2000년 이후 24년 만이다. 상징성도 크다. 북한과 러시아가 단순한 우호관계를 넘어 밀착 관계로 발전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불러일으킨다.

지난해 3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무기병기화사업을 지도하고 핵반격작전계획과 명령서를 검토했다고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연합뉴스


이와 관련,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지난 17일 브리핑에서 푸틴과 최선희의 면담을 전하며 “우리는 북한이 매우 중요한 파트너라고 반복해서 말했고, 기꺼이 다시 반복할 것”이라며 “민감한 분야를 포함한 모든 분야에서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고자 한다”고 밝혀 양국간 관계가 브로맨스 수준으로 급발진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두 사람간의 면담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얘기들이 오갔는지는 공식적으로 공개된 것은 없지만, 푸틴의 방북 문제가 매우 구체적으로 논의됐을 것이란 신호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최선희는 푸틴과의 면담 모두발언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푸틴 대통령을 북한으로 초청했다고 언급했다'는 현지 언론 보도가 있었고, 페스코프 대변인 역시 “푸틴 대통령 방북 일정이 외교 채널을 통해 조율될 것”이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장관급인 최선희를 푸틴이 직접 환대했다는 것은 양국간의 밀월관계가 보통 수준 이상일 것이란 추론을 낳고 있다. 푸틴과 김정은의 밀월관계는 김정은의 전쟁 결심설과 관련해서 우려를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북한은 신년들어 남북관계를 완전히 단절하고 한국을 “철두철미 제1의 적대국” “불변의 주적”으로 헌법에 규정하기로 했다. 지난해에는 핵 선제공격도 가능하다는 핵무력법 내용도 이미 헌법에 명시한데 이어 제1의 적대국, 불변의 주적 등 험악한 용어를 동원해가며 한국을 비난하고 있는 것은 한반도에서 심상치 않은 기운이 고조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과연 이런 기운이 과거 70년간 심심찮게 일어났던 립서비스 차원의 위협에 그칠지, 아니면 실체적 위험으로 발전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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