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몰랐던 원자재 부국 라오스

한성규 승인 2022.10.26 20:31 | 최종 수정 2022.10.26 20:37 의견 0
2019년 통룬 시술릿 라오스 총리와(왼쪽)과 문재인 전대통령이 정상회담에 앞서 인사를 하고 있다=ytn뉴스 유튜브 공개 영상 캡쳐


[뉴스임팩트=한성규 라오스 통신원]원자재 수입가격이 올라가면서 국내기업들의 경영활동이 위축되고 있다.

지난7월 27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시장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500대 기업 중 12대 수출 주력 업종 100대 대기업을 대상으로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기업 영향'을 조사했다.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이 경영환경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은 87.0%이었고, '영향이 없다', '긍정적 영향'은 각각 9.0%와 4.0%에 불과했다.

자원빈국이면서 수출주도경제인 대한민국은 국제원자재 가격변동에 극히 취약할 수밖에 없다.

UN 지정 최빈국에 시장 규모도 동남아 타 국가보다 작은 라오스는 관광을 제외한 대부분의 분야에서 이목을 끌기 어렵다.

하지만 광물자원에 대해서만큼은 예외이다. 라오스는 국토의 약 70%가 산악지대로 라오스와 베트남 국경을 따라 안남산맥이 위치해 있으며, 다양한 광물이 매장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21년 라오스의 광물 수출액은 2억9000만 달러로 전체 수출의 38.1%를 차지했다. 또한 광업 분야 외국인 투자자본은 전체 외국인 투자자본의 58.1%에 달한다. 이처럼 라오스 경제에서 광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압도적이다.

라오스 에너지 광산부 조사에 따르면, 구리, 금, 아연, 납이 광물 매장량의 47%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라오스는 지질학적으로 약 3억6000만~2억5000만 년 전인 석탄기-페름기를 거치면서 현재 Phu Bia Mining, Lane Xang Minerals 등 주요 광물회사가 자리한 금·구리 광산이 형성됐다. 이 외에도 519개소의 아연, 납, 구리, 철광석, 석탄, 칼륨, 보크사이트 등의 광물자원 산출지가 분포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코로나19로 글로벌 공급망 위기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라오스의 광물자원은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다. 2020년 3월 말 라오스의 출입국 제한 조치 시행으로 외국인이 사라진 시기에도 광업 분야 외국인 투자자본은 2020년 33억5000만 달러에서 2021년 112억4000만 달러로 약 3.4배 증가하였다.

라오스 에너지광산부 관계자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초창기에는 글로벌 광물 가격 하락으로 조업을 중단하는 광산도 있었다. " 라며 "하지만 선진국을 중심으로 ‘위드 코로나’ 정책이 도입되면서 일부 광물자원을 중심으로 수요가 증가하면서 국제 가격이 폭등해 광산에 대한 투자문의가 높아졌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라오스 정부는2021~2025 국가사회경제개발계획을 통해 2025년까지 지질광물 탐사율을 국토의 99.9%까지 끌어올리는 것으로 목표를 수립했다. 2020년 기준으로 라오스 국토의 68.4%만 지질광물 탐사가 완료됐으며 베트남 전쟁 당시 뿌려진 불발탄, 열악한 도로 인프라 등으로 인해 탐사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현제 라오스에는 120개 프로젝트가 광물을 생산 중이며 광산을 건설 중인 프로젝트가 20개 있다. 타당성 조사를 진행 중인 프로젝트는 65개사이며, 113개 프로젝트가 탐사를 진행하고 있다.

광물을 생산 중인 120개 프로젝트 중 라오스 기업 순수 투자 프로젝트는 31건뿐이다. 중국 기업이 프로젝트 지분의 일부 또는 전체를 취득해 진행하는 프로젝트는 54건으로 중국이 광물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라오스 정부는 지역사회 보호 및 자원보존을 이유로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신규 광산 운영을 중단하였으나 2021년부터 외화유입 증대 및 코로나19로 침체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신규 광산투자 허가를 재개하면서 향후 광물 생산량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라오스의 2020년 광물 생산량은 10억6000만 달러를 기록하였으며, 2021년에는 전년대비 51.3%가 증가한 16억 달러를 기록했다. 라오스 정부는 2021~2025년 광물 생산량을 2016~2020년 광물 생산량의 4%, 광물 판매액은 3% 증가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09년 5월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서도 라오스의 광물자원에 주목해 라오인민민주주의공화국의 광물자원 및 투자정책이라는 보고서를 발간한 바 있다.

2000년대 초반에는 한국기업들이 라오스에서 주석과 사파이어 채굴사업을 진행했고 주식회사 서동이 예상 매장량 5000만톤인 씨엥쿠앙 철 및 동 광산 개발을 추진하는 등 한국기업의 진출도 활발했다. 하지만 지금은 KHS드래곤마이닝과 한국서부발전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코로나19, 중국의 봉쇄조치 및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의 장기화로 물류대란이 아직도 진행 중이다. 재정에 압박을 받고 있는 라오스 정부에서 광물 분야 투자촉진으로 재정수입 증대를 꾀하면서 라오스의 광물 개발은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라오스 기획투자부 캄찬 봉센분 차관은 "현재 262개의 일반 광산 프로젝트, 8개의 희토류 채굴 프로젝트, 38개의 파일럿 프로젝트를 검토 중이라"라며 "이 프로젝트가 모두 승인될 경우 3600만 달러 이상의 재정수입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부피가 크고 무거운 것이 특징인 광물 수출 시의 운송문제도 개선될 예정이다. 라오스-중국 고속철도가 개통되었고 라오스-베트남 붕앙 항구를 잇는 철도의 착공 시기가 연내로 정해질 예정이다. 한국에서 라오스 광물 수입에 드는 운송비용이 낮아질 것이다.

광산 투자의 경우에 개발자는 라오스 정부와의 양허계약 체결, 환경영향평가 실시 및 승인 등 일반 투자에 비해 절차가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

모호한 사업허가 취득 절차, 라오스 정부의 광업 운영 및 양허 관련 비 일관적인 규정 등 직접적인 광산 투자에는 여전히 어려운 점이 많다. 지질 데이터가 미비하고 채굴 이후 정제처리도 감안을 하여야 하는 등의 문제점도 있다.

하지만 가격 변동이 극심한 자원 시장에서 공급선 다양화 정책의 일환으로 라오스는 충분히 고려해 볼만한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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